우리도 선거 관련 ‘미디어 편향성 정보’ 제공하자

2022. 1. 25. 10:00웹진<미디어리터러시>

 

 

우리도 선거 관련 ‘미디어 편향성 정보’ 제공하자

유권자 교육과 미디어 리터러시: 미국 사례를 중심으로

 

 

2022년은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 등 굵직한 선거 일정이 줄지어 있다.

유권자는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선거와 정치 관련 정보,

뉴스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능력,

즉 선거·정치 리터러시가 무척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유권자 교육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선거·정치 리터러시 교육 사례를 미국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이현주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건국대학교 강사)

 

 

미국 공영방송 <PBS>는 선거 교육 사이트(Election Center: An Educational Guide to the US Elections)를 운영하며

유치원~12학년을 대상으로 정치 리터러시와 미디어 리터러시 자료,

또 교사들이 수업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유권자 교육은 크게 정치 리터러시와 미디어 리터러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정치 리터러시는 정치 체계, 공동체 집단, 정부, 정치인,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시민적 문제와 정치 문제에 대해 사실에 기반을 둔 지식을 갖추고, 정치 참여, 의사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 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Polizzi, G., 2019, p.8). 이는 정보에 정통한 판단력과 비판적 사고를 토대로 하고 있으며 정보를 얻는 주요 정보원이 미디어라는 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 사회에서 두 개념은 분리된 독립적 관계라기보다 불가분의 연관 관계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유권자 교육은 이 두 관점을 견지하며 이루어지고 있다.

 

 

청소년 선거 교육이 투표율에 영향 끼쳐

정치 리터러시와 관련한 미국의 대표 사례로 키즈보팅(Kids Voting)을 들 수 있다. 키즈보팅은 투표권이 없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모의 투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비영리 단체다. 키즈보팅은 주마다 청소년 모의 투표 조직을 운영하며 각 학교에 커리큘럼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유치원에서 고등학생까지 학년별로 ‘선거와 투표’, ‘민주주의와 국민’, ‘ 적극적 시민성’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투표의 가치, 다수대표제, 대의민주주의, 선거의 의미 등 민주주의 시민 의식을 학습할 기회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유권자 등록법, 투표 방법 등 구체적인 투표권 행사 방법도 교육하며 투표 참여 의식을 고취한다. 학생들은 실제 선거일에 실제 선거 후보를 대상으로 온라인 모의 투표를 실시하고 모의 투표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사전, 사후 평가를 실시한다. 실제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모의 투표 결과는 선거 후에 공표한다(김종갑, 2020). 학생들의 모의 투표는 가정에서 부모와의 토론으로 이어져 부모의 정치 관심 및 투표율 증가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키즈보팅이 실시되는 지역의 성인 유권자 투표율이 8%에서 15%까지 증가한 사례가 있다(Linimon, A., & Joslyn, M. R., 2002; www.kidsvotingusa.org.).

 

우리나라는 2020년 총선 당시 만18세 고3 학생이 선거권을 갖게 되면서 서울시교육청이 총선을 앞둔 3월에 서울 초중고 40곳에서 ‘2020 총선 모의 선거 프로젝트 학습’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시기에 교원이 시행하는 모의 투표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불허했다. 이후 현재 공무원의 모의 선거 교육 행위를 선거 관여 금지 조항에서 제외하는 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이다. 이 개정안에는 모의 선거 교육 과정에서 학생에게 특정 정당, 후보자 또는 후보자 공약 등에 관한 편향된 정보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담고 있다(지성배, 2020).

 

한편 국회는 2021년 12월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피선거권 연령을 만25세에서 만18세로 낮추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그리고 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만16세부터 정당 가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정당법 개정안도 통과시켜 2022년 1월 현재 본회의 처리만 남겨둔 상태다. 피선거권과 정당 가입 연령이 낮아진 만큼 모의 선거 교육을 통한 정치 리터러시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모의 선거 교육이 가능해진다면 학생들의 정치 리터러시가 향상되고, 실제 선거에서 민주주의 사회의 일원으로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학생 대상 선거 리터러시 교육 활발

미디어 리터러시는 허위정보와 잘못된 정보 같은 가짜뉴스에서 사실을 분별하는 능력과 이 같은 정보의 메시지 편향성을 파악하고 비판적으로 평가 및 사고하는 능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에서 허위정보, 잘못된 정보 등 가짜뉴스가 진짜 뉴스와 혼재되어 전파되면서 유권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당시 미국 성인의 44%가 페이스북에서 뉴스를 접했으며(Pew Research Center, 2016), 3개의 우파 성향 페이스북 페이지의 38%가 가짜뉴스였고, 3개의 좌파 성향 페이스북 페이지의 19%가 가짜뉴스였을 정도였다(BuzzFeed, 2016). 이러한 우려는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더욱 증폭됐다. 한마디로 소셜 미디어에서 가짜뉴스가 만연하고 있으며, 가짜뉴스를 진짜 뉴스와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유권자가 선거 정보를 제대로 알고 투표할 수 없으며, 종국에는 선거 결과에 악영향을 미침으로써 민주주의가 훼손을 입을 것이라는 염려가 커졌다. 동시에 가짜뉴스와 뉴스 정보원에 대한 분별력, 비판적 사고, 메시지의 평가 및 메시지 편향에 대한 이해를 함양시키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선거 관련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주요 사례로 공영방송 <PBS>와 ‘프로젝트 룩샤프(Project Look Sharp)’라는 비영리 단체를 살펴볼 수 있다. 미국 공영방송 <PBS>는 선거 교육 사이트(Election Center: An Educational Guide to the US Elections)를 운영하며 유치원~12학년을 대상으로 정치 리터러시와 미디어 리터러시 자료, 또 교사들이 수업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통령 선거 캠페인, 선거 뉴스, 정당 체계와 대통령 선거 제도의 역사, 투표권 행사, 시사 이슈와 논쟁 등의 정치 리터러시와 온라인상의 뉴스와 정보가 가짜뉴스인지, 확증 편향 뉴스인지, 극단적 정치 편향을 보이는 뉴스(hyperpartisan news)1)인지 식별하고, 분석하고, 조사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자료 등이 있다.

 

미국 북부 이타카대학의 ‘프로젝트 룩샤프’는 미디어 리터러시 자료와 전문성 개발을 통해 학년별로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와 시민 참여를 향상시키고자 하는 비영리 단체다. 이 단체는 2020년 미대선 당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해 ‘확증 편향, 코로나 바이러스 그리고 2020년 대선 캠페인(Confirmation bias, Coronavirus and the 2020 Presidential Campaign)’ 자료를 제공했다. 2020년 대선과 관련해서 학생들이 미디어의 정치적 메시지를 분석하고, 메시지와 정보원의 신뢰도와 편향을 평가하며, 자신의 확증 편향성을 반추하여, 정치적 메시지 해석과 정보원 신뢰도 평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성찰하고, 학생 스스로 학습한 내용을 확인시키기 위해서다. ‘소셜 미디어와 선거(Social media and Elections: What’s the Connections?)’ 자료는 학생들이 온라인 차트와 메시지를 분석해 소셜 미디어가 미국 선거와 정치 담론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도록 도움을 준다.

 

 

미디어 편향성 확인 필요

이상이 학생 대상 선거 정치 리터러시 강화에 도움을 주는 도구들이었다면, 성인 대상 선거 리터러시 역량 강화 활동도 있다. 선거 시기 유권자가 제대로 된 진짜 정보를 획득해 올바른 판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편향된 미디어 정보 환경으로 인해 제약을 받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표적 사례가 애드 폰츠 미디어(Ad Fontes Media)의 미디어 편향 차트(Media bias chart) 작성과 배포이다. 애드 폰츠 미디어는 오늘날의 복잡하고 역동적인 뉴스 환경에서 기업, 소비자, 교육자, 플랫폼 사업자가 보다 현명하게 뉴스를 소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뉴스 미디어의 품질 개선을 추구하는 공익 기업이다.2) 사명인 ‘애드 폰츠’는 “정보원을 향해(to the source)”라는 의미의 라틴어로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는 엄격한 방법론을 적용하여 뉴스 정보원, 뉴스 콘텐츠의 편향 및 미디어의 정치적 성향과 신뢰도에 바탕을 둔 (뉴스) 미디어 편향 차트를 개발해 제공한다[그림1 참조]. 창립자 줄리 마스트린(Julie Mastrine)은 (뉴스) 미디어 편향 차트가 독자에게 정치적으로 다양한 관점을 식별하고 정치적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시청하거나 읽고 있는지 확인하여 시사 문제 및 논쟁적 이슈에 관해 균형 있는 관점을 제공해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3)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 이용이 일상화되면서 정치인, 정당, 정치 단체의 논쟁적 이슈에 대한 의도적인 허위정보나 잘못된 정보의 배포와 확산은 전통 미디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다. 더불어 이용자에게 미치는 영향력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거짓 정보의 영향력과 함께 소셜 미디어의 추천 알고리즘으로 인한 필터버블 현상은 유권자의 선택적 정보 노출에 따른 확증 편향 강화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선거 시기 뉴스 리터러시 교육 중요

2010년대 개최된 대통령 선거 캠페인에서는 유권자의 주요 정보원으로 전통 미디어 뉴스나 대통령 후보 정책 토론회뿐만 아니라 소셜 미디어의 정보가 이용됐다. 그러나 이번 2022년 대선 캠페인에서는 소셜 미디어 외에 ‘삼프로TV’(경제)와 ‘김성회의 G식백과’(게임) 같은 전문 유튜브 채널이 대통령 후보자 인터뷰를 주도하며 후보자들의 정치 철학과 정책을 심도 깊게 전달하고 있다. 이처럼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공신력 있는 기관이 주요 유튜브 뉴스 전문 채널을 포함해서 (뉴스) 미디어에 대한 편향 차트를 제작·배포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재는 소셜 미디어 전문 방송 채널이 선거 방송의 주요 정보원으로 부상한 만큼 과거 지상파 위주의 선거 방송 환경에서보다 훨씬 체계화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이 점에서 뉴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뉴스) 미디어 편향 차트의 제공은 선거 시기 뉴스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림1] (뉴스) 미디어 편향 차트

*출처: Ad Fontes Media
 

 

 

 


 

<출처>

 

1) 극단적 정치 편향을 보이는 뉴스(hyperpartisan news)란 완전히 날조된 뉴스 콘텐츠가 아니라 실제 발생한 사건을 극단적일 정도로 강한 정파적 편향성을 갖고 보도하는 뉴스 콘텐츠로서, 전형적으로 오도된 뉴스이며 결과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의미한다(Pennycook, G., & Rand, D. G., 2021, p. 389).

2) https://adfontesmedia.com/

3) https://adfontesmedia.com/

 

<참고문헌>

김종갑 (2019). 미국과 독일의 청소년 모의 투표제도와 시사점, 이슈와 논점, 제1765호.

지성배 (2020.11.). 학교에서 모의선거교육 할 수 있게 될까...강민정, 공직선거법 개정안 발의(검색최종일 2022년 1월 5일) https://www.edui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873

Adfontesmedia.com (2022.1.7. 최종 접속) https://adfontesmedia.com/

Buzzfeed (2016.10.). Hyperpartisan Facebook Pages Are Publishing False And Misleading Information At An Alarming Rate (2022.1.6. 최종 접속)

https://www.buzzfeednews.com/article/craigsilverman/partisan-fb-pages-analysis

Kidsvotingusa.org Kids Voting South Dakota, 「Our story」 (2022.1.4.최종 접속) https://www.kidsvotingusa.org/affiliates-near-you/27-south-dakota/89-kids-voting-south-dakota

Linimon, A., & Joslyn, M. R. (2002). Trickle up Political Socialization: The Impact of Kids Voting USA on Voter Turnout in Kansas. State Politics & Policy Quarterly, 2(1), 24–36. http://www.jstor.org/stable/40421446

Pew Research Center(2016.5.). News Use Across Social Media Platforms 2016. (2022.1.6. 최종 접속)

https://www.pewresearch.org/journalism/2016/05/26/news-use-across-social-media-platforms-2016/

Pennycook, G., & Rand, D. G. (2021). The Psychology of Fake News.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25(5), 388-402. doi: https://doi.org/10.1016/j.tics.2021.02.007

Polizzi, G. (2019). Information Literacy in the Digital Age: Why Critical Digital Literacy Matters for Democracy. In S. Goldstein (Ed.), Informed Societies: Why information literacy matters for citizenship, participation and democracy (pp. 1-24). Facet Publishing. doi:10.29085/978178330392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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