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잡고 입증하고…팩트체크의 본질을 깨닫다

2024. 4. 17. 10:00포럼

‘제5회 청소년 체커톤 대회’ 수상 소감 

written by. 김연우·홍윤우·이채아·최재연

(제5회 청소년 체커톤 대회 대상 수상팀 ‘띵커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청소년의 분별 있는
뉴스 정보 소비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매년 <청소년 체커톤> 대회를 개최한다.
제5회를 맞이한 올해 대회의 주제는 ‘우리 동네를 위협하는 허위조작정보를 잡아라!’였으며,
총 6개월의 레이스를 거쳐 지난 11월 18일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을 개최했다.
대상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은 대학생 팀 ‘띵커톤(think-a-thon)’의 수상 소감을 전한다.

 

“일상에서 팩트체크를 생각하다”라는 뜻의 ‘띵커톤’팀은 부산에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하는

김연우, 홍윤우, 이채아, 최재연이 모여 결성되었다.

팩트체크의 중요성을 알고 이를 다방면으로 꾸준히 실천해온 전공생들에게 있어

체커톤 대회는 꼭 도전해보고 싶은 대회였다. 대회 진행 과정을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일상에서 팩트체크를 생각하다-팀 ‘띵커톤(think-a-thon)’”의 김연우, 홍윤우, 이채아, 최재연입니다. 저희는 부산에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입니다. 팩트체크의 중요성을 알고 이를 다방면으로 꾸준히 실천해온 전공생들에게 있어 ‘체커톤’ 대회는 꼭 도전해보고 싶은 대회였습니다. 대회 진행 과정을 소개하겠습니다.

일상에서 팩트체크를 하자 

​  서로 다른 두 학교의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들이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나 6개월이란 시간을 지역 사회의 변화를 위해 노력했다. 우리 팀원은 모두 학보사, 방송사 경험이 있고 언론인 준비생으로, 평소 팩트체크 개념에 익숙하고 신문이나 뉴스에 관한 공모전에 관심이 많았다. 체커톤 대회는 다른 공모전과 달리 ‘팩트체크’에 큰 중점을 두고 있어서 새롭게 느껴졌고 더욱더 관심이 갔다.

  시시각각 변하는 언론 환경 속에서 팩트체크는 필수 불가결하지만, 사람들은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허위조작정보를 생산하고 소비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전공생으로 이루어진 우리 팀에서는 체커톤 대회라는 기회를 통해 팩트체크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었다. 잘못된 정보가 어떤 인식을 가지고 오는지, 어떤 오해가 생길 수 있는지 직접 취재하여 사람들에게 전달해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대회에 매진했다. 또, 이번 5회 대회의 주제인 ‘지역과 관련된 허위조작정보를 바로잡아 실천하기’도 우리 팀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이었다. 팀에서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타지에서 대학 진학을 위해 부산으로 왔기 때문에 평소 지역 정보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사실들이 많았다. 이러한 이유로 주제 선정 과정에서 다양한 방면으로 논의가 가능했다. 선택지가 많아 주제 선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했지만, 오히려 방향성을 일찍이 정한 덕분에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었다.

 

 
본선 회의를 위해 카페에 모인 &lsquo;띵커톤&rsquo; 팀원들. <사진: 김연우 제공>

 

수돗물의 ‘불편부당성’ 집중 탐구 

  예선 준비 당시 우리 팀은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이하 상수도본부) 환경연구사님들을 중심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지만 본선 피드백에서 결론을 뒷받침하는 자료 대부분이 상수도본부 관계자나 데이터에 치중돼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러한 한계점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

  우선 부산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것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인 부산환경운동연합에 협조를 구했다. 그리고 대구, 구미 등에서 열린 기자회견 현장에 함께 동행하여 수돗물과 낙동강 녹조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듣고 논란의 중심인 깔따구 유충을 실제로 목격했다. 이를 토대로 낙동강 오염 물질에 관한 팩트체킹 항목에 ‘상수도본부의 먹는 물 검사 항목은 신뢰할 수 있는가?’, ‘상수도본부의 조류 차단막과 심층 취수탑 설치가 녹조 예방에 효과가 있는가?’라는 새로운 팩트체크 항목을 추가했다. 더불어 시민단체 관점에서 수돗물의 안전성을 의심하고 또 의심해 보았다.

  그 외에도 수질을 연구하는 환경공학과 교수님을 만나 다양한 자료와 수치를 통해 기존에 알지 못했던 수돗물에 대한 심도 깊은 팩트체크 과정을 거쳤다. 낙동강 원수에서 문제가 될 만한 물질이 발견된 건 사실이지만, 상수도본부에서 고도 정수 처리 공정을 통해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또, 배관 노후화 등 정수 처리 후 가정까지 공급되는 과정의 문제점도 찾아낼 수 있었다.

  이처럼 여러 번의 검토 과정을 거친 끝에 현재 시스템상 부산 수돗물은 식수로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생명과 안전이 직결되어 있는 사안인 만큼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게 접근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처음 계획했던 것보다 보고서를 완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렇지만 이러한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체계적인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었고 시민단체와 상수도본부의 이야기를 모두 담을 수 있었다. 본선 피드백을 바탕으로 ‘불편부당성’이란 개념을 배울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결론을 내리기 위해 손에 꼽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자문을 얻어야 한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lsquo;띵커톤&rsquo; 팀은 수돗물, 정수기, 생수의 수질을 확인하는 간이검사를 진행했다. <사진: 김연우 제공>

 

 

‘시민 불안감’ 줄이기 홍보 전략 

  가장 먼저 정보 접근성이 좋은 SNS를 활용해 보았다. 먼저 띵커톤 팀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한 뒤 우리 팀의 팩트체크 과정을 짧은 동영상과 사진으로 업로드했다. 그리고 설문조사를 위해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나 개인 SNS에 주기적으로 홍보를 하면서 수돗물에 대한 관심을 계속해서 당부했다. 띵커톤 팀은 약 5개월여간 총 739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인식 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조사에 응한 대부분의 부산 시민들이 부산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가장 큰 이유는 ‘막연한 불안함’이었다.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조치는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다. 자극적인 언론 보도와 위험성 유포 대신 제대로 된 사실 전달만이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부산시 수돗물에 대한 인식 개선이 급선무임을 느꼈던 우리는 전 연령층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오프라인 홍보를 위주로 진행했다. 그래서 수돗물의 안전성을 실험해볼 수 있는 키트를 들고 대학가로 나가 직접 시민들 앞에서 실험을 했다. 키트 결과를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흥미를 유발하기 쉬우면서도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어 여러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미리 제작한 자체 캐릭터와 포스터를 활용하여 시민의 이해를 도왔다. 다양한 온·오프라인 홍보를 위해 현수막 제작, 홍보 포스터 제작, 자체 캐릭터 로고가 새겨진 물병과 스티커 등의 굿즈를 직접 제작했다. 또한 서울시에서 진행한 학생 대상 아리수 홍보 활동에 착안하여 부산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간단한 교육을 하기도 했다. 학생들 사이에 만연한 부산시 수돗물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아주고 팩트체크 과정에서 발견한 통계를 바탕으로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는 팩트체크 내용과 더불어 상수도본부, 명장정수장,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에 있는 전문가들을 다큐멘터리 영상에 담았다. 깨끗하다는 ‘결론’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깨끗하다는 결론을 향해 가는 ‘과정’을 담았기 때문에 끝까지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처럼 다양한 방면으로 홍보 전략을 짠 것이 수상의 비결이었다고 생각한다.

(왼쪽) 부산시 명장정수장에 방문하여 주무관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 등 객관적 정보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사진: 김연우 제공>  (오른쪽) 경성대 앞 대학가에서 진행한 수돗물 체험 키트 캠페인. <사진: 김연우 제공>

 

 

6개월간의 대장정을 끝내며 

 

  팩트체크를 마라톤에 비유한 이유를 절실히 느꼈던 시간이었다. 처음으로 제대로 된 팩트체크를 하면서 부산일보 사설에 의문이 들어 연락을 드리기도 하고, 전혀 관련 없다고 생각한 환경공학과 교수님께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모든 활동이 이번 프로젝트에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오진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를 갖게 되어 의미있었다.

 

시민들의 인식 제고를 위해 부산 시내 곳곳에서 시민 인터뷰와 포스터 부착 활동을 했다. <사진: 김연우 제공>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점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봤다는 점이다. 단순히 전문가의 의견을 옮겨 적는 것이 아닌 직접 수돗물 검사를 의뢰하고 실험을 진행하면서 학생인 우리도 팩트체크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서울 지역의 쟁쟁한 팀들을 뒤로하고 거머쥔 대상은 지방대학에 다니고 있는 우리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특히 우리 지역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주제에서 수상을 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같은 문제가 터져도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주목받기가 힘들다. 물론, 부산시 수돗물은 다른 지역 사회 문제보다 많은 방송을 타고 주목을 받아 왔기에 우리 팀이 조금은 수월하게 자료 조사를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울시 수돗물과 비교해볼 때 시민들의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 부분에서 부산시가 훨씬 뒤처지고 있다. 이번 체커톤 대회 주제가 이런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었다고 생각한다.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지역 사회 문제점을 파악하고 결론을 도출해내기까지의 과정이 지방에서 언론학을 전공하는 우리 팀에게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

 

 

 

대상 수상자의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대상 수상 후 띵커톤 팀원들이 함께 찍은 기념사진. <사진: 김연우 제공>

 

  체커톤 대회는 우리 팀에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주었다. 전문가 피드백을 받는 등 팩트체크에 이렇게까지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는 대회가 많지 않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깊게 탐구할 수 있었던 기회인 만큼 앞으로 경험할 다양한 활동에도 많은 영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무조건 잘잘못을 따지는 논쟁에 익숙했던 우리에게 체커톤 대회는 더 큰 언론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다. 옳고 그름을 단정짓기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정보와 사실을 하나씩 쫓으며 결론에 다다르는 과정이었다. 잘못된 정보는 바로잡고 근거가 없는 사실에 대해서는 근거를 찾아 입증하는 것이 ‘팩트체크’의 핵심이었다.

  대회가 장기간 진행됐기 때문에 도움을 주신 분들이 굉장히 많다. 계절이 세 번 바뀌는 동안 ‘띵커톤’ 팀과 함께해주신 부산시 관계자들과 시민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지난 6개월의 시간을 함께하며 단순한 기사 읽기에서 나아가 객관적인 정보를 찾을 수 있는 힘을 길러준 팀원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대상 수상자라는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열심히 도전하고 정진하는 팀이 되겠다. 감사합니다, 체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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