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미디어 사용 돌아보며 자녀와 소통하기

2021. 10. 26. 17:01웹진<미디어리터러시>

 

최근 초등생의 87.7%가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으며, 22%의 학생은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등 아동 대부분이 초등학생 시기에 본격적으로 미디어를 이용하기 시작한다(배상률·이창호·이정림, 2020). 초등학령기는 신체적, 인지적, 정의적 발달이 이루어지는 시기로, 이때의 스마트 미디어 사용은 아동의 발달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노언경, 2019). 스마트 미디어는 전통적인 미디어와 달리 접근과 이용이 용이하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기에 아동의 삶에 깊은 영향을 준다(김지선·이강이, 2019).

 

뉴스, SNS, 게임으로 자녀와 소통하기

초등학생의 건강한 미디어 이용 습관 형성과 미디어 리터러시 함양을 위해 제안된 최상위권 정책 중 주목할 만한 것으로 ‘부모의 건강한 미디어 이용 습관’이 있다(배상률·이창호, 2020). 부모의 미디어 이용 행태는 자녀의 미디어 이용 시간 및 숙련도에 영향을 미치며(안정임, 2008), 특히 어머니의 미디어 리터러시는 자녀의 미디어 리터러시에 강한 영향력을 미친다(김은미, 2011). 미디어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대화를 나누는 ‘미디어 중재’(안정임 외, 2013) 자녀의 미디어 조절 및 비판적 이해 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자녀를 존중하고 애정을 표현하는 긍정적인 양육 태도는 자녀가 미디어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능력에 영향을 준다(이창호·이숙정, 2016; 송원숙, 2021).

서강대 미디어교육연구센터는 미디어 이용 습관 및 미디어 리터러시 기초를 형성하는 초등학생 시기에 부모의 미디어 리터러시를 자녀와 상호작용하는 미디어 환경으로 인식했다. 이에 선행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부모의 미디어 리터러시 제고, 자녀의 미디어 생활에 대한 이해 및 자녀 미디어 중재·양육 태도에 주안점을 둔 초등 부모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본 프로그램은 뉴스, SNS/유튜브, 게임 교육을 통해 부모의 ‘미디어에 대한 이해’, ‘비판적 사고력’, ‘디지털 윤리 및 시민성 고양’을 목표로 했다. 부모의 미디어 리터러시를 제고함으로써 학교와 가정에서 일관성 있는 미디어교육 환경이 마련되고, 미디어에 대한 부모와 자녀 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가능해져 자녀의 미디어 리터러시가 증진되고 건강한 미디어 이용 습관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했다. 본 프로그램 완료 후 참가 부모의 91.7%가 미디어 리터러시 향상에 도움이 됐으며, 미디어와 관련해 자녀와 긍정적 상호작용을 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표1] 부모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 회차별 내용

회차 교육 내용
1회 미디어 리터러시와 부모·자녀 상호작용
2회 디지털 뉴스 생태계 이해하기
3회 민주 시민으로서 책임 있는 뉴스 이용과 생산, 참여
4회 SNS/유튜브를 부모·자녀 소통의 도구로 활용하기
5회 SNS를 활용한 부모·자녀의 안전한 의사소통 방법
6회 우리 아이와 게임 바르게 이해하기
7회 우리 아이와 게임으로 소통하기
8회 자녀와 소통 사례 공유하기

 

부모들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참여한 동기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다.

첫째, 자녀의 미디어 생활에 대한 지도 방법을 알기 위해서다. 많은 부모들이 게임, 유튜브 시청 등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두고 벌어지는 자녀와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지도 방법을 배우길 원했다.

둘째, 미디어를 통해 자녀와 소통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서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아동에게 스마트폰은 소통의 도구이다. 부모들은 이러한 특성을 지닌 자녀의 미디어 경험을 이해하고 원활하게 소통하고자 했다.

셋째, 부모 자신의 미디어 리터러시 함양을 위해서다. 부모들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교육을 받고자 했다.

 

미디어교육 경험 공유

본 프로그램은 미디어에 관한 지식 및 관련 활동으로 구성됐으며, 각 회차 강의가 끝난 후 과제를 제시하여 교육 내용을 바탕으로 자녀와 소통하도록 이끌었다. 이후 마지막 회차에서 그동안 가정에서 적용했던 사례 및 교육에 대한 소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유된 내용을 정리하면 크게 인식의 변화, 성찰, 지속성을 꼽을 수 있다.

교육 후 가장 큰 변화는 게임에 관련된 인식의 변화였다. 부모와 자녀 사이 인식 차이가 가장 큰 미디어가 게임이었던 만큼 게임에 대한 부모의 인식과 태도의 변화가 가장 컸던 것으로 보인다. “게임에 대해서 막연히 부정적 인식이 있었는데, 강의를 듣고 나서 새롭게 알게 된 부분도 있고 안심이 되는 부분도 있다”, “게임을 하루에 조금씩 하는 것보다 주말에 시간을 몰아서 충분히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는 강의를 듣고, 주말에 아이와 이야기를 나눈 뒤 그렇게 해주었다. 그랬더니 평일에 게임 하겠다는 이야기를 안 하더라” 등 그동안 가정 내 갈등의 주요 원인이었던 게임에 대한 부모의 인식이 변하면서 자녀와 소통이 가능해졌다.

수업 참가자들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실습 활동은 ‘미디어 이용 일지 작성’이다. SNS 교육 시간에 부모 자신의 미디어 이용 일지를 작성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 활동을 하며 참가자들은 자신의 미디어 생활에 대해 성찰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도 스마트폰을 정말 많이 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부터 스마트폰의 사용 시간을 줄이려 노력하는 중이다”, “미디어 사용 일지를 써보고 깜짝 놀랐다. 요즘 줌으로 교육도 있고, 뉴스나 모든 것을 유튜브로 보면서 미디어를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걸 줄일 수 없었다” 미디어 사용 시간과 유튜브 시청 줄이기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그동안 자녀와 자신의 미디어 사용을 이중 잣대로 평가했고, 자신의 미디어 생활이 자녀들에게 그대로 미러링 되고 있었다는 데 대한 성찰이었다.

또한,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참가자들의 의견처럼 미디어 리터러시는 증진되는 역량으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부모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필요

위의 내용을 종합하면 부모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목표는 두 가지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 부모 자신의 미디어 리터러시 함양이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미디어 리터러시는 시민으로서 존재하고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 역량이 됐다. 부모 역시 디지털 시대를 사는 민주 시민으로서 ‘디지털 시민성’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생애주기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차원에서 부모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

둘째, 미디어 리터러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자녀와의 소통이다. 초등학생의 미디어 이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모이며, 부모의 적절한 미디어 중재는 미디어 이용 시간 조절뿐 아니라 미디어 집착 경향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배상률 외, 2020). 또한, 모가 미디어를 오락적 도구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 도구, 소통의 도구로 능숙하게 사용하면 자녀 역시 미디어를 다양한 도구로 인식하며 모델링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김지선·이강이 (2019). 부모의 미디어 리터러시, 스마트미디어 중재, 유아의 스마트미디어 사용시간, 사회적 유능감의 구조적 관계. 아동학회지, 40(6), 63-76.

김은미 (2011). 부모와 자녀의 인터넷 리터러시의 관계: 인터넷 리터러시는 대물림되는가?. 한국언론학보, 55(2), 155-177.

노언경 (2019). 초기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유형 분류와 예측 및 긍정적·부정적 결과 차이 검증. 교육문제연구, 32, 261-287.

배상률·이창호·이정림 (2020). 청소년 미디어 이용 실태 및 대상별 정책대응방안 연구 Ⅰ: 초등학생.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보고서, 1-475.

송원숙 (2021).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관한 탐색적 연구-SNS 이용 행태, 부모의 양육 태도를 중심으로. 리터러시연구, 12(2), 265-293.

안정임 (2008). 인터넷 이용 중재 유형과 선행요인에 관한 연구. 한국방송학보, 22(6), 230-266.

안정임·서윤경·김성미 (2013). 미디어 리터러시 구성 요인과 부모의 중재 행위, 아동의 이용 조절 인식 간의 상관관계. 언론과학연구, 13(2), 161-192.

이창호·이숙정 (2016). 부모의 중재 유형과 부모 애착이 청소년들의 성인용 앱 이용에 미치는 영향. 지역과 커뮤니케이션, 20(2),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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