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 학생이 사회를 배우는 방법

2012. 9. 13. 13:23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저는 과학고라는 특수목적고에 재학 중입니다. 우리 학교는 일정이 매우 빠르게 진행됩니다. 그래서 신문, 인터넷, 텔레비전 등 여러 매체들을 접하지 못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 시간에 선생님께서 시사에 관한 얘기를 해 주셔서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겨우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한 학기에 8과목만 이수하라는 교육부의 정책 때문에 한 학기는 사회 시간이 사라져 세상과 동떨어져 살아가는 게 현실입니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뉴스 보기를 좋아하고 친구, 선생님과 사회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즐겼었습니다. 항상 시험 및 수업, 숙제에 쫓겨 ‘리비아 사태’, ‘학교 폭력’에 관한 이야기도 한 달이 지난 후에야 들었습니다. 가끔 인터넷에서 뉴스를 보긴 하지만, 과학과 IT라는 편중된 정보만 얻고 살았습니다.





이러던 제가 설 연휴 가졌던 친척과의 대화를 계기로 신문을 구독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 고등학교에 다니는 저의 동갑내기 친척은 중학교 때 했던 것처럼 저에게 사회의 큰 이슈인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중학교 때는 큰 이슈 거리들을 뉴스를 통해 익히고, 호기심이 생긴 부분을 조사한 뒤 선생님과의 토론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거침없이 나의 견해를 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1년 동안 세상과 단절하자 예전처럼 나의 견해를 밝히지 못하고 터무니없는 소리만 늘어놓았습니다.


이때 머릿속에서 단말마같이 “여러분은 앞으로 사회의 지도층이 되어서 대한민국을 이끌고 나갈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사회에 대해 무관심하면 되겠습니까? 항상 깨어 있고 자각하십시오”라는 담임선생님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 이후 나부터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대한민국이 바로 설 것이고, 대학 면접 때도 나의 견해를 조리 있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러 매체를 통해 사회의 이슈들을 알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신문 봉사활동(매일 아침 학교로 배달된 신문을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전시하는 활동)을 하고 남은 신문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신문 읽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 내 생각과 견해를 정리하기 위해 공책을 준비하고 신문 기사를 스크랩해 붙인 뒤 생각을 적었습니다. 처음 한 개, 두 개 시작할 때에는 오랜만에 이런 글을 써 보아서 그런지 막막하고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논리가 이상하고 저의 견해를 확실히 담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몇 번 쓰다 보니 다시 예전의 감각이 되살아나면서 논리를 질서정연하게 나열하고 그에 대한 근거를 써 내려 갈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 시사에 대해 물어보면 막힘없이 나의 생각을 말해 줄 수 있었고,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확실히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겼습니다.


누군가가 저에게 “시사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어 온다면 막힘없이 “신문을 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이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2012년 신문논술대회 수상작 모음집>중 고등부 장려상 수상작 김형우 님의 ‘리더가 되고 싶은가? 그럼, 신문을 보라’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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