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범죄, 한국과 외국의 처벌 방법

2012. 7. 25. 12:3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최근 5년간 4,000건 이상, 하루 평균 2.2건 발생...’ 과연 어떤 통계일까요? 끔찍하게도 우리나라의 아동성범죄 발생 건수입니다. 어린이를 상대로 한 성범죄가 하루에 2건 이상 수사기관에 집계된다는 것, 부끄러운 우리 사회의 자화상입니다.



(출처-MBC)




최근 성폭행 전과자가 10세 여아를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 후 암매장한 ‘통영 초등생 피살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살해 용의자로 긴급체포된 김점덕은 목격자인 양 방송국 인터뷰까지 해서 사람들의 공분을 일으켰는데요. 아동 성범죄는 이처럼 가해자의 절반 이상이 주변에 알고 있는 사람, 친족, 친지라는 것이 더욱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아동 성범죄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미 우리 사회는 지난 2008년 ‘조두순 사건’, 2010년 ‘김길태 사건’으로 분노했습니다. 아동 성범죄의 잔혹성, 범인의 파렴치함, 아동 성범죄에 대한 형량 논란 등을 불러 일으켰죠. 지난해에는 영화 ‘도가니’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아동 성범죄에 대한 범사회적 논의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끊이지 않는 강력 아동 성범죄를 근절할 제도적 장치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9월 한시적으로 시행된 ‘전자발찌’는 2010년 7월 기간이 연장됐고, 2010년 1월부터는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주요 포털사이트에서는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성범죄자알림e’ 사이트(▶바로가기)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접속량은 평소의 25배나 급증했다고 해요.






2010년 7월부터는 아동 대상 성폭력범죄에 대한 형량을 최고 무기징역으로 대폭 늘렸습니다. 성범죄자 등 흉악범 DNA 정보 채취 및 DB 구축도 시작됐으며, 지난해부터는 성충동 약물치료 제도도 시행하고 있죠.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 공소시효 기산일도 ‘피해자가 성인이 된 때’로 연장했고요.


다만 김길태는 무기징역을 받았지만, 조두순은 징역 12년만 선고돼 이에 대한 형평성의 논란도 있었습니다. 아동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흉악범 얼굴 공개, 전자발찌 등 조금씩 마련되고 있지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안심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과연 외국의 아동 성범죄자 처벌 수위는 어떨까요?


미국은 주마다 법이 다르지만 아동 성폭력범죄의 형량은 최소 25년부터 무기징역으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엄한 처벌을 하고 있습니다. 오리건 주 등 8개 주에서는 성범죄자들의 화학적 거세도 허용하고 있어요.


영국은 2003년에 제정된 ‘성범죄법’에 의해 13세 미만의 아동 성폭행 시 ‘종신형’을 선고 하는 등 양형을 표준화하였습니다.


프랑스는 아동 성범죄자의 실명과 얼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성범죄 피해자가 15세 미만일 경우 아동 강간죄를 적용해 무조건 최소 20년 형 이상을 선고한다고 합니다.


스위스는 2004년 국민투표를 통해 위험한 성 범죄자를 평생 사회에서 격리하는 법안을 채택했다고 하네요.


중국은 아동관련 성범죄에 대해 가장 엄격하고 무거운 처벌을 내리는데 14세 이하 미성년자와 성관계시 상대의 동의나 상황에 관계없이 무조건 사형이라고 합니다.




왜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아동 성범죄에 관대한 것처럼 보이나? 라는 생각을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반인과 전문가 사이의 법 감정에 대한 간극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겠죠. 이는 올해 초에 대법원 양형 위원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는데요.


이 설문에 따르면 국민 4명 중 1명은 살인죄보다도 아동성범죄를 더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아동 성범죄는 살인죄와 똑같이 처벌해야 한다는 국민이 38%였으니 우리나라 국민의 2/3 가까이는 아동 성범죄가 최소 살인죄 이상의 중죄라 생각하는 것이죠. 하지만 법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판사, 검사 등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법 감정과는 거의 정반대로 살인이 아동 성범죄보다 더 중죄라고 답한 사람이 2/3에 달했습니다.



(참고 : 국민 26% “아동성범죄, 살인보다 더 엄벌해야” , 동아일보)




형량에 대한 인식도 달랐는데요. 일반인들은 피해자가 합의했더라도 가해자를 실형에 처해야 한다고 답변한 사람이 58.2%였는데, 전문가의 81.1%는 집행유예가 적정하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친족관계 강간에 대해 일반인들은 징역 7년 이상의 실형이 선고돼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이었던데 반해 전문가들은 징역 2년~3년 6월이 적정하다는 의견이 42.1%였습니다. 물론 법을 직접 집행하는 전문가들은 다른 범죄의 형량과 형평성을 고려하는 입장도 있겠지만 아동 성범죄 사건이 있을 때마다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가 있는 판결이 나오는 것은 이런 시각 차이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아동성폭력 범죄는 피해 당사자 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너무나 큰 고통을 안겨줍니다.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아동성폭력 범죄 자체를 예방하고 이미 일어난 범죄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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