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1. 10:00ㆍ해외 미디어 교육
|글. 류숙 (서강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강사)|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이미 전 세계에서 뜨거운 이슈다.
해외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정책적 차원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미디어 교육을 선도하는
핀란드를 비롯해
유럽연합과 미국의 사례를
각각 살펴보고,
국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현장에 주는 함의를 생각해본다.
일주일만 새 소식을 업데이트하지 않아도 새로운 인공지능 도구와 플랫폼들이 개발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세상은 빠르게 돌아가고 있고, 우리는 이처럼 급속도로 변화하는 디지털 사회의 한가운데를 살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사회를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필수 역량은 디지털 리터러시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정보(지식)에 접근 및 탐색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판별해내고, 이 과정을 거쳐 새로운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능력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특히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춤으로써 디지털 사회 안에서 개개인이 맞닥뜨리는 위험 상황은 최소화되고, 사회에 더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 21세기를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역량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국민이 디지털 사회에서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추게 하기 위해 이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관련 현황:
유럽연합(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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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유럽연합(EU)은 학령기 학생뿐만 아니라 전 연령의 시민들이 개인의 삶과 일, 양 측면에 디지털 리터러시를 적용하여 살아갈 수 있도록 보다 넓은 시각에서 접근하고, 선언과 정책 방향성 제시를 넘어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해 점차 가속화하는 디지털 환경 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럽연합 차원에서 회원국 국민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모니터링하며 국가, 연령, 학력, 성별 등에 따른 차이와 변화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유럽연합에서는 2020년 9월 디지털 교육에 대한 공통의 비전을 제시하고,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교육 및 훈련 시스템을 회원국들에 지원하는 ‘디지털 교육 실행 계획(Digital Education Action Plan)’을 진행 중이다.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시행되고 있는 이 계획은 두 가지의 전략적 우선순위와 이를 지원하기 위한 14개의 세부 실행 조치를 제시하고 있다.
디지털 교육 실행 계획 (출처: Digital Education Action Plan (2021-2027))
이 계획의 첫 번째 우선순위는 고도의 디지털 교육 생태계를 개발하는 것으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이 우선순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디지털 교육 및 기술에 관한 회원국과 조직적 대화, 성공적 디지털 교육 및 훈련에 필요한 주요 실행 요소에 대한 위원회의 권고, 유럽 디지털 교육 콘텐츠 프레임워크, 교육 및 훈련 기관을 위한 디지털 혁신 계획, 교수자의 학습 및 교육 내 AI와 데이터 사용에 대한 윤리 가이드라인 등 7개의 실행 조치를 해결해야 한다. 두 번째 우선순위는 디지털 혁신을 위한 디지털 기술 및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하며, 이에 해당하는 실행 조치는 교수자의 디지털 리터러시 함양과 허위 정보 대처를 위한 공동 가이드라인 마련, AI 및 데이터 관련 기술을 포함하는 유럽 디지털 역량 프레임워크 업데이트, 유럽 디지털 역량 인증서, 여성의 STEM 참여 등 7개다.[1]
이러한 우선순위 목표들을 지원하기 위해 집행위원회는 디지털 교육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강화하는 유럽 디지털 교육 허브(European Digital Education Hub)를 설립했다. 유럽 디지털 교육 허브는 유럽 전역의 교육 관계자들을 연결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모범 사례 공유와 디지털 교육 전반에 걸친 협력 등을 통해 현재 전 유럽 내에 파편화되어 있는 디지털 교육정책, 연구, 실행 사례를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2]
이처럼 유럽연합이 회원국 공동으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계획을 실행해가는 가운데, 미디어교육의 선도국 중 하나인 핀란드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시행에 앞장서고 있다. 핀란드는 앞서 2015년 교육문화부가 디지털 도약 프로그램을 통해 디지털 교육 로드맵을 발표하고, 학교의 ICT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교수자와 학생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향상하기 위한 예산을 배정하는 등 디지털 교육의 혁신을 위해 노력했다. 이어 2022년에도 2030년까지 이어지는 국가 전략 로드맵인 디지털 나침반(Digital Compass)을 발표하고 디지털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국가 목표를 설정했는데, 여기에는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한 목표도 포함되어 있다.[3]
핀란드 유아 및 미취학 아동 교육을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프레임워크 (출처: 핀란드 교육문화부(2022))
또 교육문화부는 2023년 교육 및 훈련의 디지털화를 위한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정책은 2027년까지 핀란드를 지속 가능한 디지털 교육의 일등 국가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며, 특히 유아 교육, 학교 교육, 성인 교육 등 모든 국민이 삶의 각 단계에서 학습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디지털 교육의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4] 또한 2020년 1월부터는 디지털 인구 데이터 서비스기관(Digital and Population Data Service Agency)을 통해 생활과 교육 활동을 포괄하여 다양한 영역에서 시민들이 디지털 기술을 일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핀란드 사회 전체의 디지털화를 촉진하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관련 현황: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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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권이 아닌 미국에서는 주(州)별로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법안을 마련하며 관련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뉴저지를 비롯한 텍사스, 델라웨어 등 3개 주에서는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 학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과정을 다루게 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시행된다.[5] 이는 비영리기관인 미디어 리터러시 나우(Media Literacy Now)를 주축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 같은 움직임을 통해 학교 미디어교육 법제화로 정보 리터러시, 소셜미디어 리터러시와 같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위와 같이 일반적으로 교육 관련 정책에 대한 권한이 주정부에 있는 미국이지만, 디지털 기술이 일관성 있게 사용되게끔 하기 위해서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인공지능, 기계학습, 사이버 보안, 개인정보 보호 등에 관한 기관 간 실무 그룹을 구성해 논의를 조정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의 경우 교육부 장관이 학생과 교육자에게 안정적인 고속 광대역 및 장치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겠다고 밝혔을 정도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교내 와이파이 및 인트라넷 서버를 설치하고, 디지털 설비를 마련하는 등 디지털 교육을 위한 하드웨어 인프라를 강조하며 노력을 꾀하고 있다.[6]
국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에 주는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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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 리터러시 관련 교육이 강화되고 있다. OECD 교육 2030(OECD Education 2030)을 바탕으로 2022 개정 교육 과정 내 기초 학문에 디지털 부분이 포함되면서 디지털 리터러시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둘러싼 논의들은 공교육 내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앞서 살펴본 유럽연합과 핀란드의 사례를 통해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유럽연합과 핀란드는 모두 디지털 리터러시를 평생학습을 위한 과제이자 디지털 사회에 모든 사람이 보편적으로 갖춰야 할 역량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를 단순히 하나의 교과목이나 단편적인 기술 교육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 사회에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한 역량으로 보고 자국민들이 디지털 리터러시를 함양해 앞으로 더욱 복잡다단해질 디지털 사회를 현명하게 헤쳐 나갈 힘을 길러주기 위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유럽 디지털 교육 허브와 미국 연방정부의 사례처럼 인공지능을 비롯한 신기술들에 대한 거시적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어젠다를 세우고, 국민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보다 세분화하여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정부 또는 미디어교육의 허브가 될 수 있는 기관에서 구심점을 갖고 이끌어가는 것이 디지털 환경의 빠른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1] European Commission. “Digital Education Action Plan(2021-2027)”, https://education.ec.europa.eu/focus-topics/digital-education/action-plan
[2] European Commission. “Digital education’s collaborative community of practice”,https://education.ec.europa.eu/focus-topics/digital-education/digital-education-hub/about-the-hub
[3] OECDiLibrary. “Country Digital Education Ecosystems and Governance - 9. Finland”, https://www.oecd-ilibrary.org/sites/468e6641-en/index.html?itemId=/content/component/468e6641-en
[4] “ICT competence”, 《Finnish National Agency for Education 2022》. https://www.oph.fi/sites/default/files/documents/ICT%20Competence%202.0.pdf
[5] Coy Wire. “US schools introducing media literacy to the classroom”, CNN10. 2023.12.15. https://www.youtube.com/watch?v=OcN3j7UuXBM
[6] Federal Register. “Final Priorities and Definitions-Secretary’s Supplemental Priorities and Definitions for Discretionary Grants Programs”, 2021.12.10. https://www.federalregister.gov/documents/2021/12/10/2021-26615/final-priorities-and-definitions-secretarys-supplemental-priorities-and-definitions-f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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