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4. 17:03ㆍ해외 미디어 교육
|글. 마이클 데주아니(Michael Dezuanni) 교수|
유럽의회는 디지털 시민성 개념이
저절로 획득되지 않는다며,
‘교육’을 통해 습득해야 하는
역량이라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디지털 시민으로서 역할과
의무를 가르치고자 하는
‘디지털 시민성 교육’은 디지털 사회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게 될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앞으로 꼭 필요한 교육일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호주 디지털
어린이 연구소에서 진행한
연구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디지털 시민성은 디지털 미디어와 기술이 일상생활의 중심인 사회에 성공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개인이 필요로 하는 지식과 기술을 뜻하는 용어다. 디지털 시민성은 오락과 여가 활동, 학습과 교육, 취업뿐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시민적 참여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호주 학교에서의 디지털 시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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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어린이와 청소년은 일상 가정교육이나 학교 정규 교육과정에서 디지털 시민성에 대해 배워야 한다. 예를 들어 호주 교육과정에서는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 예술(Digital Technologies and Media Arts)’ 분야뿐 아니라 영어, 인문사회과학, 보건 및 체육 교과과정 전반에서 디지털 시민성을 장려하고 있다.
이처럼 호주 교과과정에서 디지털 시민성을 장려하고 있지만 교육자들 입장에선 몇 가지 어려운 점이 있다. 첫째, 구할 수 있는 전문 학습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둘째, 교실에서 활용할 수 있게 개발된 지속 가능한 디지털 시민성 교과과정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일부 자료가 있기는 하지만 어린이들에게 정규 학습으로 디지털 시민성을 소개하는 방법에 대한 현재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호주의 학교들은 디지털 시민성 개념을 수업에서 구현할 때 유료 또는 무료 모델을 도입하여 자유롭게 선호하는 접근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학교가 지역 경찰과 협업해 교육하는 ‘스쿨 폴리스(Adopt a Cop, 퀸즐랜드 경찰청)’나 ‘아동안전재단(Constable Care,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주)’처럼 호주 내에서 널리 알려진 오랜 프로그램을 통해 전교생 대상 강연을 진행하는 것은 비교적 흔한 일이다.
학생 관련 문제에 대처하는 방안으로 외부 전문가들이 학교에 방문해 학생들과 대화하기도 한다. 교사들이 학생들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온라인 앱과 온라인안전(eSafety) 게임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게임들이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이용되는지, 교사와 학생들의 디지털 시민성을 향상시키는 데 얼마나 적절하고 효과적인지에 대한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교육부는 자체 보유한 자료 중 교사와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을 골라서 소개했다. 아래 자료는 그중 일반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다.
커먼 센스 홈페이지
그러나 지금까지 호주 학교의 상황에 맞게 적용된 디지털 시민성 교육과정은 없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해 우리는 ‘커먼 센스[1] 디지털 시민성 교육과정 (Common Sense Digital Citizenship Curriculum)’이 호주 학교에 적합한지 확인하기 위한 시범 적용 프로젝트를 개발했다.
'디지털 시민성' 연구 프로젝트의 목표와 진행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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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아동센터(Digital Child Centre) 회원들이 수행한 연구(Dezuanni 외, 2015; Kervin, 2016; Danby 외, 2018; Edwards 외, 2018; Woods and Exley, 2020)에 따르면 어릴 때부터 디지털 시민성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배워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의 일상생활에서 디지털 기술 사용이 보편화됨에 따라 교육 초기에 올바른 디지털 시민성을 학습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최근 디지털 어린이 연구소(Centre of Exce-llence for Digital Child)는 호주의 유아센터와 초등학교에서 디지털 시민성 교육을 실험하기 위해
온라인안전국(eSafety Commissioner)의 온라인 안전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우리 연구팀은 ‘호주의 취학 전 교육 및 초등학교 환경에서 영향력 있는 온라인 교육을 위해 커먼 센스의 디지털 시민성 자료 적용하기(Adapting Common Sense’s Digital Citizenship resources for impactful eSafety education in Australian early education and primary school settings)’라는 제목의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이 과제를 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호주 5개 주에 있는 15개 학교들이 전문적인 개발을 거쳐 커먼 센스 에듀케이션(Common Sense Education)의 디지털 시민성(Digital Citizenship) 과정을 실행한 교육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연구자들은 학생들의 학습 경험 이해도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교과과정에 대한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학생 포커스 그룹 인터뷰도 실시했다. 교사들은 설문조사를 완료했으며, 일부 교사들은 일대일 인터뷰에도 참여했다. 또 놀이 기반 학습을 유아의 디지털 시민성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유아센터 환경에서 공동 설계 작업을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우리 연구팀은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호주의 디지털 시민성 교육 전문기관인 이볼브 에듀케이션(Evolve Education)과 손잡았다. 이볼브 에듀케이션은 호주 온라인안전국이 신뢰할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 인증한 곳이다. 이볼브 에듀케이션은 호주 전역 15개 초등학교 교사들과 직접 협력했으며, 이를 통해 교사들에게 디지털 시민성 교과과정 실행 방법에 관한 전문적인 학습과 조언을 제공했다. 전문 학습 커뮤니티를 만들고, 교사들에게 교과과정 실행 방법에 대해 조언하고 지원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5개 주에서 약 4,000명의 학생과 최대 200명의 교사들과 접촉했다. 또한 우리는 한 유아센터에서 3~5세 아동을 위한 디지털 시민성 학습 경험 개발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국제적으로 저명한 커먼 센스 조직의 일원인 커먼 센스 에듀케이션(CSE)은 디지털 시민성 교과과정을 개발하고 평가하기 위해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프로젝트 제로(Project Zero) 이니셔티브의 연구자들과 협력했다. 교과과정은 예비반부터 6학년까지 학년별로 4~6개 학습 활동으로 구성돼 있다. 주요 주제들은 다음과 같다. 미디어 균형과 웰빙;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디지털 발자국과 정체성; 관계와 소통; 사이버 괴롭힘, 디지털 드라마, 그리고 혐오 발언; 뉴스와 미디어 리터러시. 커먼 센스 에듀케이션의 전문가들이 이볼브 에듀케이션과 우리 연구팀에 교과과정 실행에 대해 조언을 해줬다. 그들은 또 교사들을 위한 전문 학습 제공에도 관여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 중 하나는 이미 입증된 디지털 시민성 교과과정이 호주 학교에서 얼마나 잘 실행될 수 있으며, 어떻게 하면 현지 상황에 적합하도록 교과과정을 조정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었다. 더불어 교사들의 디지털 시민성 학습 필요성에 대해서도 알아보려고 했다. 무엇보다 이번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는 호주 어린이들이 디지털 시민성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개발하는 기회를 향상시키는 것이었다.
연구 결과 1.
디지털 발자국과 영유아 단체
교육의 한계점 - 미취학 아동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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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센터 교사들은 어린이들이 찍힌 사진을 공유할 때 어린이들의 동의를 얻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그런 다음 이 ‘동의’ 개념을 ‘디지털 발자국’과 연결했는데, 여기에는 커먼 센스의 디지털 발자국 동영상을 활용했다. 이러한 주제를 잡게 된 이유는 유아센터가 이용하는 스토리파크(Stor-
ypark)라는 앱 때문이었다. 스토리파크는 어린이들이 하루 동안 활동한 모습을 찍은 사진을 올리고 공유하는 앱인데, 여기에 올라온 이미지는 부모/보호자나 다른 가족 구성원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단체 활동 사진을 모든 부모나 보호자에게 공개할 경우, 좀 더 광범위한 사람들과 공유하게 된다. 이 때 교사는 어떤 사진을 공유할지 아이들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린이들이 이를 통해 디지털 시민성에 대해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 활동을 통해 얻은 주요 결과로 미취학 아동에게, 특히 영유아 단체교육일수록 추상적 개념으로 디지털 시민성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5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놀이 기반 교육은 개념과 아이디어를 ‘가르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센터의 미취학 아동 담당 교사들은 이러한 활동 결과에 만족했으며, 수업을 시험해보는 유용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했다.
미취학 아동 대상 교육 현장 (출처: 필자제공)
연구 결과 2.
능동적인 참여를 이끈 학습결과
- 초등학교 학생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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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담임 교사나 학교 내 전문 교사와 함께 커먼 센스 디지털 시민성 교과과정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학생들은 대체로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떠올리면서 이해하고, 디지털 시민성 개념에 대해 토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디지털 시민성의 개념을 정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교과과정에서 제공한 자료에 집중하며 때로는 자료나 수업 주제보다는 교사의 교수법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들은 개인보다는 그룹 활동이 더 좋았다고 말하며 질문하거나 교사들와 함께 토론하는 것을 즐겼다.
학생들은 수업 자료와 주제가 자신들의 연령에 적합하다고 했고, 자신들의 디지털 미디어 경험과도 연관성이 많다고 응답했다. 또한 자신들의 나이대에서 추가적으로 더 필요한 분야는 찾지 못했고,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들은 디지털 시민성 개념에 대해 계속 배우는 데 흥미를 느꼈고 커먼 센스 디지털 시민성 교과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소중하게 여겼다. 나이가 들수록 디지털 사용이 많아지기 때문에 디지털 시민성 개념을 계속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냈다. 학생들이 디지털 시민성 개념을 계속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디지털 시민성 개념 학습을 가치 있게 생각한다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학생들은 CSM 교과과정이 적절하고 매력적이라고 인식했는데, 특히 교사가 자신들의 학습 형태에 적절한 교수 전략을 사용할 때 이런 인식은 더 분명하게 나타났다.
연구 결과 3.
전문성과 자신감 향상에
효과성 확인 -교사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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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민성 교과과정 및 자료를 연구하는 현장 (출처: 필자제공)
연구 결과, 교사들은 이전에 디지털 시민성 개념을 접한 경험이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외부 기관들이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회성 강좌를 운영한 경험이 대부분이었다. 디지털 시민성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에 노출된 적도 없었다. 교실에서는 교내 사이버 괴롭힘 사건처럼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즉흥적으로 디지털 시민성 개념을 적용했다.
그들은 이 프로젝트에 대해 전문적인 학습을 하기 전에 자신의 경험과 기술 사용을 위한 디지털 시민성 개념에 대해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교실에서 디지털 시민성 주제를 구현하는 부분에서는 확신하지 못했다. 이를테면 어떤 연령에 적합한 주제가 어떤 것인지, 혹은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어디서 찾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부족했다.
교사들은 이볼브 에듀케이션과 함께 전문적 학습을 진행한 후에는 사용할 수 있는 교과과정을 적용하고 보완하는 등 커먼 센스 디지털 시민성 교과과정을 실행하는 데 자신감이 넘쳤다. 특히 학생들에게 성공적으로 이 내용을 가르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고, 디지털 시민성 교과과정을 가르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행정팀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교사들은 커먼 센스 디지털 시민성 교과과정에 참여하고 배우는 것에 굉장한 열의를 보였다. 주저하던 교사들은 전문 학습 지원, 동료, 학교 지원, 그리고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콘텐츠를 시험해보면서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학생들의 디지털 시민성 수업 참여 열의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교사들에 따르면 학생들은 주제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뿐 아니라 수업이 학생들의 디지털 시민성 개념 학습 및 이해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디지털 시민성 교과과정을 가르치거나 다시 배울 때에 커먼 센스의 자료를 사용할 의향이 있다면서 주제와 내용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커먼 센스의 다른 자료들을 더 탐색할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커먼 센스의 자료들이 학생들과 매우 관련성이 있을 뿐 아니라 디지털 기술에 노출되어 있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물론 커먼 센스 디지털 시민성 교과과정을 실행할 때 장벽을 경험하기도 했지만, 이 장벽들은 대체로 커먼 센스 디지털 시민성 교과과정 수업이나 자료가 아니라 교육적 관행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참고 URL 링크]
보고서:
Dezuanni, M., & Corser, K. (2023). Adapting Common Sense’s Digital Citizenship Curriculum for use in Australian primary schools and early education settings. Final Report. 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
디지털 시민성:
Common Sense Digital Citizenship Curriculum
(https://www.commonsense.org/education/digital-citizenship/curriculum )
Evolve Education (https://evolve-edu.com.au/ )
eSafety Commissioner educator resources (https://www.esafety.gov.au/educators )
[참고 자료]
Danby, S., Fleer, M., Davidson, C., & Hatzigianni, M. (Eds.) (2018) Digital Childhoods: Technologies and Children’s Everyday Lives. International Perspectives on Early Childhood Education and Development. Springer, Singapore.
Dezuanni, M., Dooley, K., Gattenhof, S., & Knight, L. (2015) iPads in the early years: Developing literacy and creativity [Routledge Research in Early Childhood Education series]. Routledge Research in Early Childhood Education. Routledge, United Kingdom.
Edwards, S., Mantilla, A., Henderson, M., Nolan, A., Skouteris, H. & Plowman, L. (2018). Teacher practices for building young children’s concepts of the internet through play-based learning. Educational Practice and Theory, 40(1), 29–50,
Kervin, L. (2016). Powerful and playful literacy learning with digital technologies. Australian Journal of Language and Literacy, 39 (1), 64-73.
Woods, A & Exley, B. (Eds.) (2020) Literacies in Early Childhood: Foundations for Equity and Quality. Oxford University Press, 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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