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진흥재단 지원, 수원미디어센터의 풀뿌리 마을신문 만들기 수업 현장

2018. 7. 17. 18:16수업 현장

한국언론진흥재단은 다양한 미디어센터 및 민간단체 미디어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재단의 지원을 통해 수원미디어센터에서도 미디어교육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중 최근에 교육과정이 마무리된 <풀뿌리 마을신문 만들기> 수업 현장을 방문했다.




편집부



경기도 수원시 영통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된 <풀뿌리 마을신문 만들기> 수업은 지난 6월 22일, 교육과정을 마무리하고 신문 발행 단계의 교육을 진행했다. <풀뿌리 마을신문 만들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서지연 대표가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에서 매탄마을신문을 만들어온 지도 벌써 6년이 넘었다. 그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고민하는 한편 마을신문을 만드는 주민기자 학교 프로그램도 진행해왔다. 

수업은 친근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강의실로 들어오는 수강생들의 얼굴에는 수업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의욕적인 모습이 엿보였다. 서 대표와 스스럼없이 지난 수업에 대해 토론하고, 취재 과정에서 겪은 우여곡절을 이야기하며 즐겁게 수업에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미디어 리터러시로 연결되는 마을신문 만들기

기사 작성법을 주제로 한 지난 수업에 이어, 이번 수업에서는 수강생들이 작성해온 기사를 보고 함께 교정하며 토론하였다. 이 과정에서 서지연 대표는 수강생들이 ‘마을신문’이라는 플랫폼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왔다. 수강생들 역시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마을의 문제와 이슈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직접 기사를 기획하고 취재하면서 신문을 읽는 이에게 필요한 소식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보게 된다는 것이다. 

수업을 통해 본인이 직접 보고 판단하는 법을 배울 수도 있었다. 서 대표는 수강생들에게 “기존의 기사나 정보를 그대로 참고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사건을 직접 보고 들은 뒤 자신의 생각으로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수강생들은 직접 마을을 둘러보고 기사를 작성하면서 자연스럽게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풀뿌리 마을신문 만들기>는 단순히 신문을 만드는 것에 대한 교육뿐만 아니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되는 것이다. 

또한, 서 대표는 수강생들의 기사를 함께 교정하며 “기사 제목과 내용이 일치할 것”을 강조했다. 독자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기사의 제목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기사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어야 하며, 동시에 어떤 뉘앙스로 보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 대표는 “문단 배치 순서에 따라 내용의 중요성을 달리 전달할 수 있다. 이때 간결한 문장으로 구성된 내용이라면 정보를 전달하기가 더욱 쉽다”고 이야기하며 수강생들에게 쉽고 정확한 정보전달 방법을 알려주었다. 

수업은 모든 수강생의 기사를 교정한 뒤 마무리되었다. 서 대표는 “주민들이 우선 마을신문을 두 번 정도 발행해보면서 신문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체험하고 ‘앞으로도 계속 만들고 싶다’고 마음을 먹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마을신문이 지속적으로 발행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계획이다.


 

이번 <풀뿌리 마을신문 만들기> 수업은 수강생들이 직접 작성한 기사를 모두 함께 읽어보고 교정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미디어’는 소통을 위한 매개체

<풀뿌리 마을신문 만들기>의 첫 번째 목적은 마을 주민들을 한곳에 모이도록 하는 것이었다. 주민이 한자리에 모이면 자연스레 마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다른 사람의 관심사에 대해 알게 된다. 이러한 소식들을 더욱 많은 주민과 나누고자 할 때, 비로소 ‘미디어’라는 도구를 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풀뿌리 마을신문 만들기> 수업의 수강생들에게 이러한 도구가 되는 것이 바로 ‘마을신문’이다.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많은 소식을 전달해온 만큼 친숙한 미디어가 바로 신문이다. 신문은 내가 관심 있는 분야뿐만 아니라 더욱 다양한 분야의 소식을 접할 수 있고, 그 소식을 깊게 생각해볼 수 있다. 또 다양한 소식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논리적으로 비판하거나, 문제의 해결 방향을 제시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하지만 신문을 읽기만 하는 것과 직접 만드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풀뿌리 마을신문 만들기>는 타인이 아닌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모든 과정을 진행한다. 서지연 대표는 마을신문의 장점을 “마을의 소식들을 더 많은 주민에게 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마을의 문제점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결해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우선은 만나서 소통할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수원미디어센터의 <풀뿌리 마을신문 만들기>가 그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풀뿌리 마을신문 만들기>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서지연 대표는 마을신문 만들기를 통해 마을 주민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할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마을신문, 지역의 역사 담는 아카이브 역할

<풀뿌리 마을신문 만들기>는 일반 기자학교 수업과는 달랐다. 여기에는 단순히 기자 육성을 위한 교육뿐만 아니라 ‘마을공동체 교육’이 포함되어 있었다. 마을신문은 주민이 ‘주인’이 되어서 마을공동체가 만드는 신문이어야 한다. <풀뿌리 마을신문 만들기> 교육과정은 일반적으로 신문을 만드는 전문 기술이나 기자로서의 소양을 갖추는 데 필요한 교육에 비해 짧게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마을신문을 만들면서 마을 소식에 귀 기울이고, 직접 찾아가 눈여겨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마을 공동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주민기자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전문 기자와는 사뭇 다른 시각으로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다. 수강생들은 수업의 효과에 대해 “수업을 통해 일상 속에서 지나칠 수 있었던 문제들을 좀 더 눈여겨볼 수 있게 되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수강생들은 단순히 보고 느낀 것에 관해 기사를 작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타인의 기사에 담긴 마을의 이슈에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풀뿌리 마을신문 만들기>의 가장 큰 장점은 마을에 기록이 남는다는 것이다. 작은 동네에 관심을 두는 언론은 없다. 하지만 마을신문은 마을에 대한 소식을 주민이 직접 기록하여 남길 수 있다. 동네 주민들이 살아온 모습을 사진에 담고, 글로 기록하며 자료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주민의 시선으로 기록된 마을의 역사가 된다. 오랫동안 발행된 마을신문은 하나의 아카이브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서 대표는 “수원 지역 마을신문이 지속되면 좋겠다”며 “<풀뿌리 마을신문 만들기> 수업을 통해 미디어센터와 지역 주민을 연결해주는 허브 역할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마을신문이 매개가 되어 마을의 문제와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창구가 되고, 또 하나의 역사집이 되길 바란다”며 이야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