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이해 교육을 위한 수업 지도안 제작

2018. 5. 18. 19:02수업 현장

언론진흥재단은 2017년 뉴스 리터러시 교과연구회를 공모, 30개를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하였다. 재단의 지원을 받는 연구회는 개정 교육과정과 뉴스 리터러시 교육의 융합 모델 및 다문화, 탈북, 장애 학생 등과 함께 하는 수업 모형 등을 개발했다. 이 중 대구 범물중학교 연구회는 뉴스 리터러시 교육으로 아이들을 세상과 소통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다양한 수업 지도안을 제작해 교육을 진행했다. 여러 지도안 중 소외계층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기 위해 제작한 ‘장애, 다름의 이해’ 수업지도안을 소개한다. 



임현아(대구 범물중학교 교사)


우리 학교는 장애아동시설인 애망원과 오래전부터 MOU를 맺어 학생들이 정기적인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간혹 처음 장애시설에 가는 학생들의 경우 정도가 심한 장애인을 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하거나 장애인에게 다가가지 못할 때가 있다. 아직 어린 중학생에게 어떤 상황에서든 차분하게 행동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이런 상황이 닥칠 때면 혹시나 시설에 있는 어린 장애인들이 상처 입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가슴을 졸이게 된다.

학교에서 장애 이해 교육 시간을 따로 마련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아이들의 마음에 진정성 있게 와 닿는 수업이라기보다 단순한 전달식 수업이라 부족함이 많다. 때문에 더욱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마음속에 장애에 대한 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고, 실천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 수업 활동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감할 수 있는 주제 찾기가 중요

그러던 중 마침 학교에서 뜻을 같이하는 선생님들과 뉴스 리터러시 교과연구회를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뉴스를 수업의 한 도구로만 활용하였다. 그러나 뉴스 리터러시 교과연구회 활동을 몇 년간 지속하면서 뉴스 리터러시를 통해 아이들을 세상과 소통시키고, 보다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눈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다양한 주제의 수업지도안을 제작하고 수업에 활용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설계한 수업지도안일지라도 교사의 기대와는 달리 학생들에게서 별 반응을 끌어낼 수 없었던 수업지도안도 있었다. 이러한 수업지도안은 주제가 학생들이 공감하기에 너무 어렵거나 주어진 뉴스가 실생활과 연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뉴스 리터러시를 활용한 수업지도안 제작 시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와 생활과 밀접하게 연계할 수 있는 뉴스를 찾는 데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였다. 

소외계층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기 위해 제작한 ‘장애, 다름의 이해’ 수업지도안을 살펴보면, 당시 이슈가 되었던 특수학교 설립 반대 뉴스를 중심에 두고 장애에 대한 다양한 시각의 뉴스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수업의 전체적인 흐름은 ‘장애에 대한 마인드맵 활동-장애인 배려-장애 극복-장애에 대한 생각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수업의 흐름에 맞추어 먼저 우리 주변에서 장애인을 배려하지 못한 사례가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보도록 하는 뉴스를 제시하고, 이어서 장애가 있어도 얼마든지 많은 것을 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뉴스를 제시했다. 그리고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인식이 얼마나 장애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해 보는 뉴스와 함께, 장애가 있음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장애인들의 활동 사례를 담은 뉴스를 제시했다. 

이렇게 가장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뉴스를 중심으로 주제를 선정하고, 선정된 주제에 대해서 다양한 시각의 뉴스를 함께 제시하고자 노력하였다. 다양한 시각의 뉴스가 필요한 이유는 한 가지 시선으로만 주제를 바라보지 않고 보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고민해 볼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을 키우고자 하는 데 있다.


<장애, 다름의 이해> 수업 지도안


가장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뉴스를 제시한 이유는 학생들에게 그 어떤 설명보다 동기부여가 확실하며, 지금 내가 사는 세상과 바로 소통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여 세상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기에 적절했기 때문이다. 지면 뉴스만 활용할 경우 다소 지루해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하여 가능한 지면과 영상 등 다양한 뉴스 형식을 골고루 활용하고자 노력하였다. 지면 뉴스를 활용할 때는 기사 내용이 너무 많으면 학생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므로 일부만 발췌하여 사용하였다.

수업 도입 부분에서 장애에 대한 자기 생각을 마인드맵으로 자연스럽게 표현하도록 했다. 그다음 수업 마무리 부분에서는 수업을 통해 변화한 장애에 대한 자기 생각을 다시 한 번 표현해 보도록 하여 ‘생각’을 스스로 성장시킬 기회를 가지도록 했다. 평가 부분에서도 더불어 사는 삶을 지향하고자 하는 수업 지도안의 방향에 맞게 개인의 능력보다는 협업 부분의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고려하였다.

수업지도안을 제작한 후, 수업의 흐름에 맞춰 학생활동지를 제작하였다. ‘마음 열기’ 단계에서는 장애, 장애인에 대한 마인드맵 그리기를 시작으로 장애에 대한 자기 생각을 정리하도록 했다. ‘마음 나누기’ 단계에서는 실생활 속에서 미처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으나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장애인 차별 사례를 학생들이 직접 찾아보도록 하여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했다. 또한, 장애가 있음에도 인간 승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를 제시하여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삶에 감사하는 마음과 동시에 반성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가장 이슈가 되었던 뉴스인 특수학교 설립 찬성 뉴스와 반대 뉴스를 제시했다. 학생들 스스로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이유와 찬성하는 이유를 찾아보고 자기 생각은 어떠한지 정리해 보도록 했다.

단순히 어떤 의견이 옳다고 방향을 정해놓고 이끌어 가기보다, 왜 그런 주장을 하게 되었는지 양쪽의 입장을 모두 듣고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한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마무리하는 ‘마음 키우기’ 단계에서는 장애와 장애인에 대해 달라진 자기 생각을 정리하도록 했다. 


‘장애, 다름의 이해’ 수업을 마치며 아이들이 얼마나 깊은 생각과 고민을 할 수 있는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사소한 실수를 하는 친구에게 “장애인이냐”며 아무렇지 않게 놀리던 아이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토론을 하고 의견을 내놓았다. 처음 마인드맵 표현에서는 장애인을 단순히 도움이 필요하거나 불쌍한 존재로 여기던 학생들이 활동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는 동등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하게 되었다.

<장애, 다름의 이해> 학생 활동지


스스로 생각하며 성장하는 아이들

특수학교 설립 반대 기사를 읽고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특수학교 설립에 찬성 의견을 내놓은 한 학생은 “특수학교 설립 반대에 성공하여 장애가 있는 이웃집 아이가 버스로 1시간 이상 걸리는 학교에 다니게 된다면, 과연 설립을 반대했던 이들은 계속 행복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학생들은 그 질문에 박수로 대답을 대신하였다. 교사가 던지는 그 어떤 충고의 말보다 더 교육적이고 멋진 말이었다. 아이들에게 생각할 시간과 기회를 제공해 준다면 더 멋지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었다. 이 과정에서 뉴스는 아이들에게 가장 신뢰할 수 있고, 세상 속으로 마음 놓고 뛰어들게 해주는 훌륭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었다. 아이들은 수업을 마친 후, 장애인에게 어떻게 하는 것이 예의에 맞는 행동인지를 스스로 찾아보았다며 자랑하였다. 이제는 장애인을 보면 ‘도와드려도 될까요?’라고 머뭇거리지 않고 물을 수 있다며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를 말하였고, 아직 우리나라 대중교통은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너무 불편하다며, 이후 장애체험 등을 통하여 불편한 부분을 모두 함께 고쳐나갔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장애, 다름의 이해’를 주제로 한 뉴스 리터러시 수업지도안 제작 활동과 운영을 통해 뉴스 리터러시 교육이 분석력과 발표력이 뛰어난 학생들만 참여하는 수업이 아니라 모든 이가 관심 있게 다가갈 수 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업임을 깨달았다. 4차 산업 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 핵심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할 아이들에게 뉴스 리터러시 교육은 교육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회에 관심을 가지게 한다. 또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력을 키워주며,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훌륭한 나침반의 역할을 한다. 

다양한 주제의 뉴스 리터러시 수업이 교과 수업 속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과 뉴스 리터러시 수업체계를 효율적으로 연계시켜야 한다. 또한, 핵심역량을 어느 부분에서 키워줄 것인지 많은 분석과 고민을 거쳐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공감할 수 있는 주제 선정과 주제를 다루는 다양한 시각의 뉴스는 학생들에게 생각의 힘을 키워주는 훌륭한 친구가 될 것이다. 


<장애, 다름의 이해> 수업 지도안, 학생 활동지 자세히 보(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