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독서

2016. 10. 20. 17:00다독다독, 다시보기/읽는 존재



[요약]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전 국민 책 읽기 운동의 일환으로 매달 10종씩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선정, 발표하고 있습니다. 10월의 추천 도서를 소개합니다


<출처: 네이버>



# 캐런 엘리엇 하우스 <중동을 들여다보는 창, 사우디아라비아>

 

우리에게 아랍은 사막과 작열하는 태양, 일부다처제, 유목민, 석유, 막대한 부 등의 단어들로 설명되는 아주 멀고 신비한 세계입니다. 우리는 주로 미국, 일본, 중국 그리고 유럽과의 관계에 익숙해서 경제와 국제정치 영역에서 아랍 지역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잊기 쉽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세계를 다양하고 넓게 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 책은 아랍 세계의 대표격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편협한 시각들을 깨뜨립니다. 그 사회가 현실적으로는 매우 다양하며 급격한 사회적 변화와 정치적 긴장과 불안과 갈등 속에 있음을 실증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이 막강한 부자나라에서 전체 국민의 40%가 놀랍게도 빈곤층이며 외국인 노동자가 90%를 차지하는 반면 20~24세 사이의 젊은이 중 40%가 무직 상태라고 합니다. 이런 계층적 차이는 사회체제에 위협이 되고 있으며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은 점차 극단주의적 성향을 보입니다. 실패한 경제정책과 낙후된 교육제도, 왕자들 사이의 갈등, 왕정체제의 한계성 등이 내부적인 위협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기행문이 아니라 현지 특파원 경력 30여 년의 기자가 심층 조사를 통해 살아 있는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며 지역적 이해의 시야를 넓혀줍니다. 아랍사회에 대한 왜곡된 상상을 깨고 사회적 다양성, 이질성, 취약성 등 현실을 심층적이고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추천위원 : 김광억(서울대 명예교수)



<출처: 네이버>

 


# 펑젠밍 <그 산, 그 사람, 그 개>

 

중국 작가 펑젠밍이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발표한 작품 9편을 모은 단편 소설집입니다. 고향 후난성이 배경인 작품을 주로 쓴 펑젠밍은 1983년에 <그 산, 그 사람, 그 개>를 발표하고 명성을 얻었습니다.


왕복 사흘이 걸리는 산길로 다니며 우편배달을 하는 아버지가 수십 년 했던 일을 아들에게 물려줍니다. 아버지는 한 달에 한 번밖에 집에 갈 수 없는 고되고 외로운 길을 갈 아들이 안쓰럽고, 그런 아들에게 마음 주는 처녀를 보니 또 마음이 아리기만 합니다. 산길로 함께 다닌 개가 곁을 떠나지 않자 호통을 쳐서 아들에게로 보내는 과정은 눈물겹습니다. 이 이야기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몬트리올영화제, 인도국제영화제 등에서 호평받았고 그의 작품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순박한 사람들의 아픔과 삶을 담은 9편의 단편소설. 시골이라는 외진 생활환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원시적이고 순박한 성정에 관한 이야기들이 어느덧 가볍고, 빠르고, 복잡하고, 잔인한 이야기에 갇힌 우리들의 마음을 씻어 줄 것 같습니다.

 

추천위원 : 이근미(소설가)



<출처: 네이버>



# 배한철 <얼굴,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다>

 

조선은 초상화의 나라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숱한 초상화를 생산했습니다. 이는 수기(修己), 곧 사람됨을 강조하면서 조상의 계통을 매우 중시한 조선사회의 특성과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지금도 누군가를 알고 싶을 때 우리는 먼저 그 사람의 얼굴 사진을 보는데 초상화도 이와 다를 바 없습니다. 따라서 옛사람의 초상화를 접하는 것은 시공을 초월하여 역사의 현장에 발을 디디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얼굴,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다>라는 제목에 잘 드러나듯이, 이 책은 과거 인물의 얼굴을 통해 우리 역사를 되짚어봅니다. 초상화를 다룬다고 해서 관상 같은 곁길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현존하는 각종 초상화의 진위를 실증적으로 고증하여 설명합니다. 우리 눈에 익은 이황이나 이율곡, 그리고 이순신의 초상화가 실제 모습이 아니라 근대에 들어와 상상력으로 그려낸 표준영정이라는 떨떠름한 진실도 가감 없이 소개합니다. 이밖에 고구려 벽화나 일본 소장 초상화 등도 다룸으로써, 조선시대를 넘어 한국사 거의 전 시기를 다루며 한국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최대한 자료를 수집한 점도 이 책의 수준을 한층 높인 비결입니다.

 

- 추천위원 : 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