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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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와 자기 검열에 주눅 든 우리를 돌아보다
*위 내용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에 실린 'SBS 스페셜' 작가/ 신진주님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얼마면 돼?” 가진 게 돈밖에 없어 살 수만 있다면 사랑도 돈으로 사고 싶었던 드라마 주인공이 있었습니다. 한때 유행어이기도 했던 그 드라마 대사는 돈조차 없던 가난한 방송작가인 나에게도 슬픔인지 냉소인지 모를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세월이 흘러 “교양밖에 없는 교양작가”라고 스스로를 흔쾌히 규정짓는 자존감이 형성되기까지 ‘부’는 저에게 이룰 수 없는 욕망이고 판타지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나의 알량한 자존감을 또 한 번 위기에 몰아넣은 녀석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예능감”이라는 괴물이었습니다. 언제부턴가 방송은 예능의, 예능을 위한, 예능에 의한 마당이 되어버렸고 교양 프로그램은 서서히 축소되거나 예..
2015.06.25 -
현실과는 괴리감이 큰 TV 속 달달한 연애
썸만 타던 한 해가 지나갔습니다. 누군가는 감정을 소비하기 싫어서, 누군가는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 연애 근처만 맴돌았습니다.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 너”라는 노래 가사처럼 많은 청년들이 상대에게 마음을 주는 듯 주지 않는 듯 했습니다. 올해는 조금 달라질까요? 90년대 유행했던 연애 버라이어티 모습을 띤 프로그램이 하나 둘 부활하고 있습니다. 연애…낭비 좀 하면 어때? (한겨레 2011.10.27.) 사랑의 짝대기를 날려주오 90년대 초 너도 나도 앞다투며 연애의 꽃을 피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연애상대가 없는 사람이 이상할 정도였지요. 당당하게 연애하던 당시의 신세대들은 짝 찾기에 발 벗고 나섰고 TV 프로그램은 이들에게 공개무대라는 자리를 마련해줬습니다. 90..
2015.03.26 -
TV가 없는 충남외고 학생들이 선택한 사회와의 연결고리는?
우리가 TV를 보는 이유는 대부분 여가 생활을 즐기고,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또한, TV라는 매체는 정보전파가 빠르고, 다루는 범위가 넓기 때문에 매일매일 새로운 소식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 수가 있죠. 하지만 이렇게 우리에게 익숙해져 버린 TV가 없다면 어떨까요? 살아가는 세상 이야기도 들을 수 없고, 볼 수도 없으며 정보 또한 꽉 막혀버린 듯한 ‘바보’가 된 느낌에 빠져들지 않을까요? 이런 시대에, 지방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의 TV 접촉을 차단시켜 놓았다고 합니다. 충남 아산에 있는 충남외국어고등학교에는 학생들이 생활하는 기숙사동에 TV가 전혀 없기 때문에 미디어 매체와의 접촉이 상당히 적다고 하는데요. 대신 이 학교에서 택한 매체는 ‘신문’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뉴스에 대한..
2011.10.19 -
대구육상선수권대회, 한밤 중 프레스센터에 기자들이 갇힌 이유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이제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경기가 거듭되면서 승부는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선수들의 도전과 불꽃 튀는 승부를 현장에서 지켜보는 기자들 역시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며 세계 각국에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고 있죠. 기자들이 한 데 어우러져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곳이 바로 ‘프레스센터(Press Center)’인데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는 어떤 풍경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특종이 터지는 기자실은 어떤 곳? 흔히 ‘기자실’로 불리는 프레스센터는 특정 기관이나 행사 주최 측에서 언론 취재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정부 부처나 기업 등에는 이러한 기자실이 마련돼 있어 언론기관에서 나온 기자들이 머물며 분야별 취재..
2011.09.02 -
요즘 아이들이 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3가지 이유
“자, 자유롭게 독서하는 시간이에요.” 우리 반은 1주일에 한번 아침자습으로 자율독서활동을 갖습니다. 10여 년 전 처음 교단에 섰을 때만 해도 아이들은 독서하는 시간을 일부러 시간 내어 갖게 해주면 환호성을 올리며 좋아했답니다. 요즘 아이들은 독서하는 시간이라고 해도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그다지 반기지 않는 눈치입니다. 책 읽기에 대한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며 부모님들이 책 읽기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는 사회풍토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독서활동시간에 만화책을 찾는가 하면 책장만 만지작거리며 읽는 것 자체를 힘들어하는 모습은 현재 우리 아이들 읽기교육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 아이들은 책 읽기를 싫어할까요? 우리 아이들이 책 읽기를 힘들어하는, 어쩌면 더 나아..
2011.06.02 -
보고나면 까먹는 일회성 정보의 시대, 올바른 해법은?
한 청년이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다. 차에 네비게이션은 물론, 지도조차도 없는 그는 이정표에 의지하여 목적지를 찾아가기로 한다. 청년이 첫 번째로 간 길은 8차선 고속도로이다. 그는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기 위해 이 길을 택했다. 하지만 이게 웬걸, 8차선 넓은 도로에서 그는 어느 차선을 타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고속도로에서의 속도는 그가 이정표를 보기에 너무 빨랐다. 그가 뒤늦게 이정표를 봤을 때는 가야 할 길을 이미 지나쳐 있었다. 그가 두 번째로 간 길은 일방통행길이다. 그는 일방통행 길이 빠르며, 편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문제는 계속되었다. 일방통행길이 그에게 준 선택지는 전진, 단 하나뿐이었다. 뒤늦게 다른 길을 보았지만, 되돌아가지 못하고 오로지 앞으로만..
2011.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