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의미 퇴색시킨 역대 오심 사례

2012. 7. 30. 10:38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또 오심이었고 이번에도 대한민국이 희생양이었습니다. 바로 어제 열린 남자유도 66kg급 8강 경기에서 대한민국 조준호 선수는 에비누마 마사시(일본)와의 8강전에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지만 곧바로 심판위원장의 개입으로 비디오 판독에 들어간 뒤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하는 황당한 상황을 겪었습니다. 정훈 남자 대표팀 감독은 "역대 올림픽은 물론 국제유도연맹(IJF) 창립 이후에도 심판이 판정한 기술의 종류가 바뀐 적은 있어도 승부 자체가 바뀐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격분했고 전날 남자 수영 4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박태환도 예선에서 실격을 당했다가 번복되는 상황이 벌어졌던 터라 대한유도회도 즉각 세계연맹에 항의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선배 왕기춘 선수는 "17년 동안 유도를 하면서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동네 경기도 아니고 올림픽이란 무대에서 저런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 배심원이 하라는 대로 할 거면 심판이 왜 필요하지? 라는 글을 올려 강한 불만을 표출했고 상대 선수인 에비누마조차 조준호가 이긴 게 맞다 판정번복은 잘못됐다"며 패배를 시인했습니다. AFP 통신은 이 날의 경기를 "유도 8강전에서 '촌극(farce)'이 벌어졌다"고도 전했습니다.


왜 선수들이 4년간 피땀흘려 노력해 준비한 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자꾸만 이런 불미스런 일들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오늘은 올림픽의 진정한 의미를 퇴색시킨 역대 오심 사례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었는지 과거 신문을 통해 짚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출처-서울신문]



한국체조의 새 역사를 막아선 통한의 오심사례


가장 먼저 살펴볼 안타까운 오심 사례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양태영(현 체조대표팀 코치)의 체조 개인 종합 결선 때였습니다. 평행봉에서 10점 만점을 받아야 했지만 심판진은 9.9점으로 매겨 점수로 반영하는 황당한(?) 실수를 저질렀고 당시 경쟁자였던 미국의 폴 햄은 안마에서 엉덩방아를 찧으면서도 높은 점수를 받아 석연치 않은 판정 논란이 불거졌죠. 결국 양태영은 아쉽게 동메달을 목에 걸어야 했고 대회 뒤 국제체조연맹(FIG)은 뒤늦게 이를 인정하고 오심을 한 심판 3명에게 중징계를 내렸지만 결과 번복은 없었습니다.  현재까지 한국 체조에 단 한번의 올림픽 금메달도 나온적이 없으니 이 사건은 한국체조의 새 역사를 막아선 통한의 오심사례라고 할 수 있겠네요.


▶양태영 '金제소' 기각[서울신문, 2004. 10. 29]



[출처-서울신문]





아웃된 주자가 두 번이나 살아나 경기결과를 바꾸다!


야구와 같은 구기종목에서도 오심사례는 존재했는데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한국 야구는 미국과의 준결승전에서 또 한번 오심에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한국이 2-1로 앞서던 7회말 1사 상황에서 미국의 마이크 킨케이드는 두차례나 심판의 도움으로 세이브 판정을 받게 됐죠. 결국 킨케이드는 동점주자로 득점에 성공했고, 한국은 이후 연장에서 끝내기 홈런을 맞고 통한의 눈물을 삼켰습니다. 미국 기자들조차 "킨케이드는 두 번 죽었다"고 했을 정도로 명백한 오심이었죠. 이렇게 죽었던 주자가 다시 살아난다면 못 이길 야구는 없겠죠?





세계 최강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 오심이 막아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세계최강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역시 오심으로 두 대회 연속 결승 진출의 금자탑을 쌓는데 실패했습니다. 4강전 노르웨이와의 경기에서 상대팀의 슛이 종료 직전 버저가 울리고 난 후 공이 골라인을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심판은 노르웨이의 승리를 선언했고 추후 오심으로 밝혀졌습니다. 국제핸드볼연맹(IHF) 심판위원장도 이를 뒤늦게 인정하기는 했지만 판정번복은 없었죠. 이 사건은 수 년간 세계최강 자리를 지켜온 대한민국 여자핸드볼을 정상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비겁한 술책이 아니냐는 의문을 사기도 했습니다. 


▶한국 핸드볼팀,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 획득[서울신문, 2008. 8. 25]



[출처-서울신문]





비겁한 오노의 웃음,  대한민국을 분노케 하다!


2002년 솔트레이크 겨울 올림픽의 오노사건을 아직 기억하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실력으로 당당히 1위로 골인한 김동성이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에게 금메달을 뺏겼죠. 당시 오노는 자신의 몸에 김동성의 팔이 전혀 닿지 않았는데도 양 손을 들어올리며 깜짝 놀라는듯한 제스쳐를 취하는 비겁한 헐리웃 액션으로 대한민국의 금메달을 빼앗아 갔습니다. 김동성 선수 실격 후 카메라에 잡힌 오노의 비열한 웃음과 염소수염은 한동안 대한민국 전체의 공분을 사기도 했죠.






지금까지 세계인들의 화합과 결속을 위한 장인 올림픽의 의미를 퇴색시킨 역대 오심 사례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올림픽 때마다 결정적인 순간에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을 내려 선수와 코칭스태프를 좌절시킨 오심, 추후 이를 철저하게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전 세계 모든 국가대표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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