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는 시민 기획위원]「누구나 AI 활용 시대, AI 리터러시 교육 서둘러야」을 바탕으로

2024. 3. 12. 10:00웹진<미디어리터러시>

「누구나 AI 활용 시대, AI 리터러시 교육 서둘러야」를 바탕으로

 

written by. 한지유 (계간 ≪미디어리터러시≫ 시민 기획위원)

 

 

 

이번 《미디어리터러시》 2023년 겨울호(통권 제27호)에는
생성형 AI 교육과 AI 리터러시 교육 방향을 주제로
‘누구나 AI 활용 시대, AI 리터러시 교육 서둘러야’가 실렸다.
이와 관련해 이번 <밑줄 긋는 시민 기획위원>에서는 생성형 AI의 등장이 불러일으킨 대학 현장에서의 변화
그리고 필자가 대학생으로서 체감하는 AI 리터러시의 방향성을 간단히 제언하고자 한다.

 

 

 

 

생성형 AI의 열풍은 직장인뿐만 아니라,
대학생에게도 강하게 불고 있다

 

  ChatGPT의 등장은 가히 우리의 삶 전반을 바꿔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히 프롬프트에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입력하면, 그 결과물을 몇 초도 안 되는 시간 안에 산출해내는 생성형 AI는 이제 단순히 신기해서 사용하는 사람보다 진지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직장인들은 단순 사무의 자동화 정도는 간단히 수행할 수 있는 ‘일잘러’가 되기 위해 스프레드시트를 배우는 것을 넘어서 이제 생성형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온라인 강의를 통해 접할 정도다.

 

  이 생성형 AI 열풍은 30대와 40대의 직장인층뿐만 아니라, 10대와 20대의 학생들도 비껴갈 수 없다. 특히, 학문적이고 논리적인 글을 자주 써내야 하는 대학생은 수없이 쏟아지는 학기 속 여러 과목의 과제들에 대응하는 일종의 ‘해방 수단’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다. ChatGPT 유료 버전을 구독해 훨씬 더 나아진 생성형 AI의 답변을 바탕으로 과제나 원고 작성에 도움을 받기도 하고, 혹자는 조별 과제를 위한 자료조사에 활용하기도 한다. 물론 사용자가 신뢰하지 않거나 이상한 부분을 본인이 얼마나 바꾸어낼 수 있는지에 따라 최종 산출물의 수준은 천차만별이지만, 생성형 AI의 문제점들을 차치하고서라도 학생들이 생성형 AI를 자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에 가깝다.

 

 

 

 

교수자의 생성형 AI 적응성은
학생 수요 교육환경의 단초

 

  한편으로는 사회변화에 재빠르게 적응하는 대학생을 마주하는 교수자들의 시름도 깊어져 가고 있다. 학생들의 요구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교수자들은 수업에서 학생이 ChatGPT를 활용할 수 있게 하면서도 성적평가를 어떻게 공정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해 교육환경을 바꿔나가고 있다. 교육부의 SW중심대학 사업 등의 지원을 받는 대학들은 기초교양으로 코딩 교과목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하고 있는데, 대학 현장에서는 이러한 교과목을 가르치는 ‘컴퓨팅 전공 교수자’들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다. 이들은 코딩 교과목 자체를 프로젝트 수업으로 구성하고, 그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코딩할 수 있도록 지도하기도 한다.

 

  이렇듯 새로운 교육환경에 민첩하게 움직이는 교수자도 많으나, 그렇지 못한 교수자들도 있기 마련이다. 대학들도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등 대학본부 차원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으로 나뉘고 있다. AI 가이드라인이 없거나 생성형 AI 활용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수자의 과목에서는 오프라인 위주의 전통적 방식으로 수업하고 성적을 평가하게 되면서 결국 수요자인 학생이 원하는 수준의 강의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성적평가에서도 문제를 드러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학 구성원별 AI 리터러시 증진 필요해

 

  종합해보자면, 각 단위의 생성형 AI 적응 수준에 따라 시너지가 나타나는 결과를 보일 수도 있고, 단점이 교차해 문제를 만들어내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단위별 AI 리터러시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은 대학 현장과 그 교육환경 발전에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겨울호에 실린 김용성 교수의 글에서 알 수 있듯이 AI 리터러시는 “AI 기술 및 관련 개념을 이해하고 활용하며, 이를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역량”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종합적 정의에 기반한 기술 적응성은 모든 주체에게 필요하나, 대학 구성원별로 강조되는 요소가 다르다.

 

  학생은 ‘비판성’과 ‘윤리성’을 강조한 AI 리터러시의 체득이 필요하다. 생성형 AI는 대표적인 문제로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 지적된다. 학생 입장에서는 사실이 아닌 정보를 사실처럼 제공받는 등 ‘허위정보’에 기반한 학습 수행 위험성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현재 학생들이 생성형 AI의 답변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비판적인 AI 리터러시를 기를 필요가 있다.

 

  더불어, 학습윤리를 준수한 생성형 AI 활용도 필요하다. 학문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표절’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아직 AI를 둘러싼 저작권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으나, 저작권 문제를 넘어서 AI가 제공해준 정보와 논리가 마치 자신의 것인 것처럼 사용하는 것은 여전히 학습윤리에 어긋난다. 이 점에서 학생은 학습자로서의 학습윤리를 준수하면서 생성형 AI를 활용하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

 

  교수자 측면에서는 ‘이해도’에 기반한 AI 리터러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교수자는 생성형 AI를 직접 활용하지 않더라도, 어떤 과정을 통해 생성형 AI가 답변을 내리는지 이해함으로써 각종 교과목에서 맞닥뜨리는 학생의 과제를 어떻게 평가하고, 더 교육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수업을 발전해 나갈 것인가라는 고민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기초적인 AI 리터러시를 갖춤으로써 수요자인 학생이 만족하는 교육환경을 적극적으로 선도해나갈 수 있다.

 

 

 

 

대학본부의 생성형 AI 활용 기준 재빠르게 마련돼야

 

  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과 교수자, 두 주체의 AI 리터러시가 가장 중요하지만, 대학 현장 전반을 조율하는 대학본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특히, 대학본부는 구성원을 전체적으로 교육하고 기준을 마련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대학 현장의 생성형 AI를 둘러싼 혼란은 활용 기준을 마련하는 등 대학본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일부나마 해소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중앙대학교가 좋은 사례로 언급될 수 있다. 2023년 4월에 교내 학술정보원 주제정보서비스팀을 중심으로 국내 및 해외 대학의 가이드라인을 분석 및 참조해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중앙대는 이 가이드라인이 제시하는 세 가지 생성형 AI 활용 옵션을 교과목별 강의계획서에 명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표 1] 중앙대 생성형 AI 활용 옵션 및 내용 (출처: 중앙대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라인 발췌)

생성형 AI 활용 옵션
내용
옵션 1) 생성형 AI 사용금지
· 수업 활동, 과제 및 시험 등 학습의 전 과정에서 어떠한 생성형 AI도 사용을 금지한다.
· 교수자는 학습자에게 학습 목표나 추구하는 가치 등을 포함하여 생성형 AI 활용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 이 옵션을 선택할 경우, 학습자가 수업활동이나 과제 등을 수행하는 데 생성형 AI를 사용할 시 부정행위로 간주한다.
옵션 2) 교수자의 사전 승인 또는 출처 표기 후 생성형 AI 사용 가능
· 학습자는 교수자의 사전 허락을 받고 수업활동이나 과제 등에 생성형 AI를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 학습자는 과제물이나 수업 활동 중 생성형 AI를 언제 어떻게 사용했는지 그 이유와 사용 목적을 설명하고 명시한다.
· 교수자는 학습자에게 사용 가능한 생성형 AI, 활용 가능 범위, 주의사항 등에 대해 설명한다.
· 학습자는 수업활동이나 과제 등을 수행하는 데 생성형 AI의 사용에 대한 출처를 명확히 표기할 경우, 교수자의 사전 승인 없이도 생성형 AI를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 학습자는 프롬프트 실행 날짜와 프롬프트 내용(스크린 샷 가능), 생성된 결과물(스크린 샷 가능), 사용한 생성형 AI 유형 등을 명시한다.
옵션 3) 자유롭게 생성형 AI 사용 가능
· 수업활동이나 과제를 수행하는 데 어떤 제약도 없이 생성형 AI 사용이 가능하다.
· 이 경우 학습자가 생성형 AI를 활용한 부분을 과제에 명시할 필요가 없으며, 자유롭게 활용 가능하다.
· 교수자는 생성형 AI 활용의 장/단점 등에 대해 학습자에게 언급할 것을 권고한다.
· 이 경우 수업과정에서 제시하는 과제는 가능한 한 비판적 분석과 창의적인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주제로 구성한다.
가능한 한 온라인 시험이나 과제는 지양하고 오프라인 시험이나 구술 시험(Oral test)을 권고한다.
· 과제나 수업 활동 관련 전체 결과물을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산출 후 그대로 제출할 경우 부정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

 

  위와 같이 세 가지로 정리된 활용 옵션에 따라, 학생이 수업에서 어느 수준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는지 규정하여 대학 현장에서의 혼란을 줄이고 교수자의 의도에 맞춘 수업 진행과 더불어 학생 또한 원하는 방식의 수업을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더욱이 가이드라인에서는 생성형 AI의 개념과 그 장단점, 공통·교수자용·학습자용 가이드라인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앞서서 언급한 것과 같이 주체별로 중요시되는 AI 리터러시가 다르다는 점에서 각 주체에 맞는 가이드라인 제공은 주목해볼 만하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고등 교육의 산실인 ‘대학’을 전면적으로 바꿔놓았다. 그 변화에 학생이 먼저 적응하고, 교수자가 잇따라 이해하며, 대학본부가 주체별로 생성형 AI 활용 정도를 조정하고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AI 리터러시는 주체별로 강조되는 요소가 다르게 체득돼야 하며, 더 나아가 AI 활용의 정도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답을 내리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참고문헌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라인 . (2023). https://www.cau.ac.kr/cms/FR_CON/index.do?MENU_ID=2730.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라인 공개 . (2023). https://news.cauon.net/news/articleView.html?idxno=38010.